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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공부

2019.04.16일자 김어준의 생각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우린 이제 통합과 치유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비극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제 유승민의원이 세월호 5주기를 맞아 학생들이 내 아들 같아 슬펐다면 페이스북에 쓴 글입니다. 이 말들은 다 진심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전제가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진실 규명과 그 책임자에 대한 처벌' 이런 지적을 하면 '수사도 재판도 처벌도 다 끝났는데 뭐가 남았다는 건가?' 라고 항변을 하겠죠. 여전히 이 사안이 거론되는 건 '정치권이 유가족 슬픔을 이용해 박근혜 정부를 공격하는 소재로 삼기 때문이다' 이렇게 믿고 있을 테니까.. 유가족들이 참사 당시 정부 책임자 17명의 명단을 공개하고 재수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보지도.. 더보기
2019.04.15일자 김어준의 생각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우리나라는 후쿠시마와 주변 여덟개 현에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고 일본은 이를 WTO에 제소 했었습니다. 1심에선 우리가 졌고 상소심에서는 우리가 이겼습니다. WTO 역사상 식품위생 분야에서 WTO의 1심 판단이 뒤집힌 건 최초입니다. 한국을 상대로 한 WTO 승소를 기반으로 다른 국가의 수산물 금지 철회도 추진하려던 일본 정부는 당황해서 WTO를 개혁해야 한다느니 떠들고 있습니다만 그러거나 말거나죠 어떻게 역전승을 했는가? 많은 언론들이 분석합니다. 그런데 전 이 질문을 바꿔야 한다고 봅니다. 2심을 어떻게 이겼느냐가 아니라 1심을 왜 졌는가?로. WTO 역사상 1심이 뒤집힌 적이 없었다는 건, 그렇게 1심과 2심의 결론이 달랐던 적이 없었다는 건, .. 더보기
2019.04.12일자 김어준의 생각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3월 영국 가디언지에서 하노이 북미회담의 결렬 원인을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김정은, 볼턴의 책임에 이어 회담장에는 없었던 미국 민주당과 그 성향의 평론가들 책임을 언급을 합니다. 미국 민주당과 리버럴 평론가들이 트럼프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접근을 초기부터 중상모략 하였으며 하노이 회담이 성공할 수 없도록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 했다면서, 그 이유를 이렇게 진단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는다는 생각 자체를 견딜 수가 없어서' 그러면서 덧붙입니다. '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실패가 그로부터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사람들인, 지난 50년 이상 전쟁의 위험속에서 언젠가 다시 하나가 되길 바라는 한국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기나 하는 것인가' 이 기사를 보며 서글펐.. 더보기
2019.04.11일자 김어준의 생각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중앙직이 아니라서 불을 못 끄냐며 소방관 국가직 전환을 비난했던 자유한국당이 그 이유를 내놓았습니다. 경찰직은 자치경찰로 자치 권한을 확대하는데 소방직을 국가직으로 하면 역행하는 거 아니냐? 한마디로 지방자치에 역행해서 안 된다는 겁니다. 자유한국당이 지방자치 강화에 그렇게 관심이 많은 줄은 몰랐습니다만, 그 자방자치에 역행해 안 된다는 말이 진심이려면 그럼 자치 경찰제는 적극적으로 추진해야죠. 아니잖아요. 서로 정반대의 정책 방향에 하나는 안 된다면 나머지 하나는 찬성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경찰의 자치화도 소방의 국가화도 둘 다 안 된다면 그냥 무조건 반대하는 거잖아요. 그리고 소방관 처우개선은 국가직화가 아니라 다른 재정 지원으로 해결하면 된다고 하는데 2017년 추경에서 .. 더보기
2019.04.10일자 김어준의 생각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중앙직이 아니면 불 못 끄나?" 소방관 국가직 전환에 대해 자유한국당 이진복의원이 한 말입니다. 그래도 불은 끄죠. 여태 그렇게 해왔습니다. 그런데 지자체마다 형편이 달라서 소방관들 처우가 큰 차이가 난다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어떤 지자체 소방관들은 방화 장갑 대신 빨간 목 장갑을 자기 돈으로 산다는 말도 안되는 일이 있어왔던 거고 더구나 국민들은 대한민국 어디에 살던 같은 수준의 국가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는거죠. 2014년 박근혜 정부 시절 소방방재청 당시 남상우 총장과 차기 수장 후보로 평가 받던 조성완 차장이 거의 동시에 갑자기 사표를 내고 명예퇴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책임을 물어 소방방재청을 해체하고 국가안전처로 재편하는 조직개편에 반대하고 소방청 독립.. 더보기
2019.04.09일자 김어준의 생각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탈원전으로 인해서 안전 예산을 줄인 게 화근이 되지 않았나? 결국은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과 태양광 정책.. 모든 원인이 대통령에게 있다라는 여론이 들끊고 있다.” 어제 자유한국당 최고회의에서 나온 발언입니다. 한마디로 탈원전 때문에 산불이 났다는 거죠. 탈원전과 산불을 연결한 발상, 신비롭습니다. 더 신비로운 건 조선일보를 필두로 한 보수매체들이 모든 에너지 문제 원인을 탈원전으로 몰고 가는 프레임이죠. 마치 정상 작동하는 원전이 당장 폐쇄라도 된 것처럼 호도하는 이 프레임을 한전 적자를 비롯한 모든 에너지 문제를 모조리 탈원전으로 연결하는 이 프레임을 많은 언론들이 여과 없이 실어 날라준다는 사실 또한 신비롭습니다. 탈원전이란? 장기적 정책 방향이고 실제 원전은 202.. 더보기
2019.04.08일자 김어준의 생각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규모로 보나, 바람의 세기로 보나, 시가지와의 거리로 보나, 엄청난 재난으로 이어질 뻔한 강원도 산불이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시간 내에 진화됐습니다. 산불 발생 겨우 두 시간 만에 대응 3단계를 발령할 정도로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이 가능토록 소방청이 독립한 점과, 대응 재난시 전국 출동이 가능하도록 출동 지침을 바꿔준 것이 이번 조기 진화 성공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그리고 특히 기억해두고 싶은 장면은 전국에서 달려간 수백 대의 소방차들이었습니다. 평상시 작은 차이에도 나만 손해볼세라 마음을 닫고 갈등하고 반목하는 게 인간사죠. 8백대가 넘는 소방차가 지역 불문하고 달려가는 장면은 그런 상처받지 않고 손해받지 않기 위해 닫아뒀던 마음을 단번에 열고 사람에 대한, 공동체에 대한 .. 더보기
2019.04.05일자 김어준의 생각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일요일 우크라이나 대선이 있었고, 월요일 결선투표에 진출한 두 후보가 결정됐습니다. 한 사람은 현직 대통령이고 또 한 사람은 현직 코미디언입니다. 현직 코미디언 젤렌스키는 평범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드라마의 주인공 역을 맡아 인기를 얻자, 아예 그 드라마 제목과 같은 정당을 창당해, 출마해서 30%의 득표로 결선 1위로 진출했습니다. 2위인 현직 대통령의 득표가 그 절반에 불과하고, 3위인 전직 총리가 누구도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마당이라, 아무 정치 경력이 없는 젤렌스키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력도 재력도 충분치 않은 젤렌스키를 단시간에 1위 대선 후보로 만든 것은 기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낮은 신뢰도, 그리고 그 드라마의 방송사 소유주인 재벌을 꼽습니.. 더보기
2019.04.04일자 김어준의 생각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선거는 정치인들에게 사활적 행사입니다. 선거로 죽고 또 살죠. 단 한 표라도 그렇습니다. 해서, 선거 때가 되면 자극적인 언동이 등장하고 그게 또 싫든 좋든 선거판에 불가피한 요소인 건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죠. 선거는 그렇게 잔인합니다. 오세훈 전 시장이 故 노회찬 의원에 대해 '돈 받고 목숨 끊은 사람'이라고 발언한 것도 선거판에서나 가능한 언사죠. 그리고 그 발언을 문제 삼는 이들에게 사실과 부합하는 거라고 항변을 합니다. 이제 선거가 끝났으니 노회찬 전의원 생전의 지인 한 사람의 자격으로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밀실에서 젊은 여성들에게 접대받다 총맞아 죽었다"고 박 전대통령 연고지에 가서 소리지르면, 사실 관계는 딱히 틀린 것도 아니라며 박 전대통령을.. 더보기
2019.04.03일자 김어준의 생각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사실 제가 도내 기자지만 자부심을 가지고 기사를 써 왔는데 이 돈을 받는 순간 이건 앞으로 내 영혼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저 개인보다는 우리 지역이 앞으로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고발하게 됐습니다." 특정 후보에 대해 기사를 잘 써달라는 명목으로 50만원 봉투를 받았다 하더라도 상대가 지역에 유력 인사고 서로 알던 사이인데다 앞으로도 계속 살아가야 할 지역 사회인데, 왜 굳이 이런 사실을 밝히며 직접 고발까지 하게 됐느냐? 하는 질문에 한려투데이 김숙종 기자가 답한 내용입니다. 사실 500만원 5천만원을 고발하는 것 보다 서로를 뻔히 아는 지역사회에서 그것도 영향력 있는 지역 인사를 상대로 50만원 봉투를 고발하는 게 훨씬 더 힘든 법이죠. 주변에서 얼마 되지도 않..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