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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4일자 김어준의 생각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고 당일 조선일보는 사고 발생 채 다섯 시간도 지나기 전인 오후 1시 52분에 '세월호 보험 학생들은 동부화재, 여객선은 메리츠 선박보험 가입' 이란 제하로 1인당 사망시 얼마, 휴대품 한개 당 얼마를 보상한다는 기사를 온라인으로 냅니다. 동아일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일 저녁에는 MBC가 이브닝 뉴스라는 특보로 해운 공제회에서 인명 피해 최고액 얼마, 여행자 보험에서 사망시 얼마 하는 보도를 냅니다. 그때는 세월호 선체가 완전히 침몰하기도 전입니다. 보수 매체들은 한 사람 사망할 때 돈을 얼마 준다는 보험 이야기를 왜 그렇게까지 처음부터 줄기차게 했을까? 그 시절 정권과 기관들은 이 보험 이야기를 '인양에 막대한 세금이 들어간다'는 세금 프레임 .. 더보기
2019.06.03일자 김어준의 생각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일반인들이 차가운 강물속에 빠졌을 때 이른바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이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이 골든 타임이 3분에 불과한데도 문대통령이 헝가리에 해난구조대를 파견하면서 "속도를 강조했다"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입니다. 지구 반대편 현장에, 그것도 골든 타임 다 지난 상황에 사람을 보내면서 속도를 강조하는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내가 뭐 틀린 말 했나? 민 대변인 성명은 대략 이런 거겠죠. 우리 국민이 이역만리에서 큰 사고를 당해서 아직 시신도 찾지 못하고 있어서 애가 타는 가족과 속상한 공동체를 향해서 국가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보겠다는 대통령의 결정이, 그런 위로와 다짐의 말이 그렇게 고깝게 들린다면, 그건 아픈거죠. 뉴스와 SNS를 당분간 끊고 요가, 명.. 더보기
2019.05.31일자 김어준의 생각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91년 여름이었습니다. 배낭 여행중이었던 저는 당시까지 여전히 연방을 유지하고 있던, 그러나 갓 내전이 발발한 유고 연방을 가로지르는 일정을 앞두고 고민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휴대폰도 없던 시절인데 내전 때문에 고립되거나 하면 내가 어디 있다는 걸 어떻게 알릴 것이며 알린다 하더라도 대체 누가 구하러 올 것인가? 그렇다고 길을 돌아가긴 너무 멀고 그러다 역에서 또래의 미국 청년들과 일행이 됐고 젊은 치기에 결국 기차를 타고 유고 연방을 가로지르기로 결정 했었습니다. 그 기차 여행에서 기억나는 건 두 가지입니다. 멀리서 간간히 들리던 대포 소리 그리고 만약 고립되면 어쩔거냐는 이야기에 그럼 미군이 자기들을 구하러 올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던 그 청년들의 자기 정부에 대한 신뢰,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