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주말, 팔레스타인 자치 기구인 가자 지구에선 5천여명이 모여 이스라엘 군을 향해 풍선과 연을 날려 보냈습니다. 가자 지구는 세상에서 가장 큰 감옥이죠. 가자 지구 전체가 8m 높이의 콘크리트 장벽으로 둘러쌓여 있고, 지하 역시 지상 수m 아래까지 콘크리트로 막아 버렸으며, 바다 쪽은 어선이 해안을 5km 이상 벗어나면 이스라엘 해군이 즉시 사살해 버립니다.
이렇게 사방을 막아버려 수질 오염과 물자 부족이 심각해지자, 이집트 국경까지 땅굴을 파서, 이집트에서 켄터키 후라이드 치킨과 콜라를 사오는 장면을 찍은 땅굴 속 사진이 국제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그렇게 완벽하게 통제당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제재 해제를 요구하며 지난 몇 달 간 날린 연과 풍선에는 불을 붙인 헝겊이 매달려 있었고, 그 대부분은 장벽 인근 숲과 밀밭에 떨어져 그동안 20여억원 가량의 경제적 손실을 이스라엘 측에 입혔다고 합니다. 이에 이스라엘은 전투기로 보복 공습을 해, 지난 1년 동안 팔레스타인인 275명이 사망하고 17,000여명이 다쳤으며, 지난 주말에만 6명이 사망했는데 그 중 둘이 10대와 두 살배기 아기였다고 합니다.
풍선을 들고 놀았어야 할 아이들이 불 붙은 풍선을 날리고 그 대가로 전투기 폭격을 당하는 걸 지켜보며, '신의 민족'이라는 이스라엘과 한반도 평화를 다시 한 번 되돌아 보게 됩니다. 제대로 된 어린이 날 한번 맞이하지 못하고 간 팔레스타인 아이들의 명복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로 가는 험난한 길에 건투를 동시에 빌어 봅니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201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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