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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공부/김어준의 생각

2019.05.07일자 김어준의 생각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주말 북한이 장사포와 단거리 발사체를 쏘아 올렸습니다. 국방부가 미사일이라고 발표했다가 발사체라고 정정한 걸 두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미사일이 아니라는 국방부 발표는 거짓말'이라며 '북한 도발을 두둔하고 북한 편을 들고 김정은을 지키는 듯 한다' 말했고, 나경원 원내대표도 '북한에 대한 보호 본능'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했습니다. 한마디로 현 정부는 종북이라는 거죠.


몇몇 국내 언론도 주말 내내 '미사일을 왜 미사일이라고 하지 못하느냐'는 뉘앙스의, 보수 정당 문제 의식과 궤를 같이하는 보도를 했습니다. 정작 폼페이오 미 국무부장관은 언론에 등장해 어떤 국경도 넘지 않고 북한 동해에 떨어졌으며 미국, 한국, 일본 어떤 나라에도 위협이 되지 않았고, 단거리에 불과하며 특히 대륙간 탄도 미사일은 아니기에 모라토리엄(지불에 대한 약속을 연기 이행으로 경제 용어이지만, 여기에선 의미상 북한이 평화를 위한 약속 및 행위를 깬 것이 아님을 의미)이 깨진 것도 아니라고 정리를 했습니다.


왜 그랬겠습니까? 미사일이냐 아니냐는 군사적 정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거리와 제원이라는 발사체의 물리적 특성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행위가 뜻하는 정치 외교적 메시지가 무엇이냐를 보고, 북한의 심기는 알겠고 북미 대화는 계속하겠다는 미국 쪽의 답변 메시지를 내놓은 거죠. 보수 정당과 몇몇 국내 언론의 인식대로라면, 미사일을 발사체라 부르는 정도가 아니라 그 군사적 의미를 아예 무시해버리고 대화를 계속하겠다는 폼페이오는 빨갱이도 이런 빨갱이가 없는 겁니다. 


그런데 사실상 북한을 옹호하고 있는 폼페이오한테는 왜 뭐라고 안합니까? 미사일을 미사일이라 하지 못한다더니 왜 빨갱이를 빨갱이라 못합니까? 우리 정부보다 더 한데? 해보세요. 


"폼페이오 빨갱이!"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2019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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