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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공부/김어준의 생각

2019.04.22일자 김어준의 생각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수사관이 다짜고짜 두들겨 팼다. 네가 김대중의 아들이냐? 너는 여기서 절대 살아나가지 못해"


지난 토요일 운명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의원이 1980년 전두환 내란 직후 중앙정보부에서 고문을 당하고 남긴 수기에 일부입니다. 자신을 촬영하고 있다는 걸 알고는 그는 이런 선택을 했다고 합니다. "고문에 못 이겨 허위자백을 할까 두려워 자살을 기도했다. 책상에 올라가 머리를 시멘트 바닥으로 처박고 뛰어내렸다. 그때 목을 다쳤다."


이 고문으로 조작하려던 사건이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고문을 하던 자들이 그를 이름대신 이렇게 불렀다고 합니다. "빨갱이 새끼" 그의 타계 소식을 조선일보는 이렇게 보도합니다. <속보 김대중 전 대통령 장남 김홍일 사망>. 2주전 운명한 조양호 한진 회장 소식은 이렇게 전했습니다. <속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 사망과 별세 이 두 단어의 차이 속에 주류를 자처하는 보수의 속내가 있고 그 속내 밑바닥에는 아마도 이 말이 깔려 있겠죠.


“빨갱이 새끼” 고문 당하며 우리가 현재 누리는 수준의 민주화를 만든 사람들. 그 진영을 바라보는 조선일보의 내란 수계 전두환을 불의를 참지 못하는 천성적인 결단으로 국민의 지도자가 됐다며 칭송하던 그 조선일보의 정신 세계는 그 시절 그대로다.


고 김홍일 전의원의 명복을 빕니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2019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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